Long time no see!
올해의 키워드 -節制-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망가진 도파민 수용체를 복구하기 위한 과정이며, 앞으로의 커리어 설계를 위한 단계입니다.
사실, 수년 전에도 크게 한두 번 거쳐온 단계이긴 합니다만.. 금욕과 게임이었죠.
지금도 잘 끊었다고 생각하는 건 '리그 오브 레전드 계정 영구 탈퇴'입니다. 상위권 티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평균 이상 실력으로 몰입했었던 게임입니다. 팀활동에서 팀원이 삐걱거려도 멱살 잡고 끌고 가겠다는 삶의 태도는 여기서 비롯되었습니다.
나름 이쁜 스킨들도 많이 샀었는데 스킨 값만 5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원딜이랑 딜서폿 위주로 했었고, 라인전 스트레스받을 때는 정글을 많이 돌렸습니다. 학부생 2학년 시절에는 편히 있을 곳이 없어서 정처 없이 떠돌아다녔었는데 동아리 방에 있거나, 24시간 카페에 가거나, 피시방에 눌러앉아서 롤만 했었습니다. 코로나 직전이라 그때까지만 해도 24시간 카페가 많았음..
그래도 공부는 놓진 않아서 2학년 GPA는 4.43! 물론 4학년 학점이 더 좋긴 하지만? 제일 열심히 살았었습니다. 2019년엔.. 아니 근데 난 코로나 성적 펌핑 학번이 아닌데 면접에서 학점 내려치기 당한 거 좀 억울하네요 TT
거의 올챔에 스킨도 많아서 계정을 많이 빌려줬는데 그런 시간을 빼도.. 이런 게임할 시간에 300권의 책을 더 읽었다면 좀 더 무게감 있는 교양인이 되었지 않았을까. 글 쓰는 거야 뭐 아주 어릴 때부터 블로그 여러 개 운영하면서 다져지긴 했다만, 인터넷에다가 적는 글들은 원체 가벼워서요.
아무튼 계정을 삭제하게 된 이유에는 이러한 요인도 있고, 인생의 다른 부분에 더 신경 쓰고 싶었던 것도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붙잡고 있었다면..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이 이후로의 변화는 성격이 유해진 게 가장 큽니다. 혹시라도 본인이 남에게 엄격/근엄/진지하거나 신경이 항상 곤두서있다면, 리그 오브 레전드 계정이 있진 않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또 하나 좋은 점이 있는데, 큰 결심으로 '중독'을 끊어내면 절제하기 쉬워진다는 겁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탈퇴했다고 과연 게임을 영영 안 할 수 있을까요? 아뇨, 심심할 때 뭘 해볼까 하다가 다른 게임들 하나둘씩 건들게 됩니다. 그런데 롤이라는 게임으로 절대 돌아오진 않았습니다. 좋은 조건에서 플레이하다가 내 손으로 계정을 지웠는데, 그걸 또다시 되살려서 시간과 돈을 쏟는 것만큼 멍청한 짓이 또 어디 있을까요..?
물론 요즘은 게임 불감증 때문에 거의 손을 놓고 있긴 합니다. 그래도 가끔씩 접하는 게임들에는 시간적인 매몰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습니다. 시험 끝나고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잠깐 한다거나, 친목 용도로만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듯.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오래된 스크린샷들인데, 짤털도 할 겸 첨부해 보았습니다. 유저들 간 어떤 상호작용이 있는 걸 선호하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모든 면에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다 보니 절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타임라인으로 본다면 금욕 - 게임 - 관계 - 언행 순으로 절제를 실천했습니다. 이제는 '도파민'을 디톡스 할 차례입니다. 앞에서 말한 범주에 있는 것들은 끊을 수 있는 것들이 명확히 보이지만, 도파민은 호르몬인데 어떻게 줄인다는 말이냐고 물을 수도 있겠습니다. 도파민을 줄이진 않을 겁니다.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컨트롤하는 연습을 할 예정입니다.
아직은 확실히 정한 것은 없는데 저는 뭔가를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입니다. 따지고 보면 블로그도 그 영역에 들어가기도 하고.. 좀 더 실력을 쌓고 나서는 유튜브에서 강의도 해볼 생각입니다. 처음에는 개발 유튜브로 본점을 차리겠다만, 유튜브도 블로그처럼 부계정 만들어서 취미 영상도 올리고 그럴 것 같네요.
아, 역시 독백은 즐겁습니다.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요. 다음 게시글부터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개발 관련 게시글을 주기적으로 올릴 예정입니다.
올해의 작심 선언.
節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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