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은 믿지 않지만 3년간의 삼재가 올해부로 끝났다고 한다.
잃어버린 1년(2020)을 올해 메꿔나갈 수 있을까.
2학년 시절, 선배가 받고 싶은 연봉은 어느 정도인지 내게 물었다.
"초봉 5000"
금융권을 가라고 추천을 받았지만 죄송합니다! 그 후로 약 3년 동안 허송세월만 한 듯하다.
그래도 마음 구석에 초봉 5000은 항상 들고 다닌다.
이제 칼졸업 못한 마지막 학년으로 올라가는데 큰일 났다.
한 분야를 마스터하고 4학년이 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본좌에게 사죄한다.
ごめんなさい。
선배에게도 사죄한다. 죄송해요!! 보안은!! 전 안 맞는 거 같아요!!!
여차저차
본좌의 독수리 같은 마우스 컨트롤과 運으로 42 서울의 라 피신 직전까지 당도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42 SEOUL 신청 계기와 온라인 테스트
Q. 아니, 비전공도 아니면서 왜 42 서울을 신청하셨나요?
라고 물으신다면 대답해드리는 게 인지상정.
학점 채굴기였던 본좌는 인생 첫 팀 프로젝트의 조장을 맡고 있었다.
물론 하고 싶어서 한 조장은 아니고 중간고사 성적순으로 조장들을 줄 세웠고 조원 랜덤 가챠가 시행되었다.
다행스럽게도 그 어떤 조보다 화기애애하고 소통도 잘된 조라 자부한다.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기본 틀을 만들고 GUI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능을 본좌가 만들긴 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조장이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 줄 알았다. 그것이 조장이니까.
개발자가 아닌 다른 꿈을 꾸는 학우에게도 포트 포워딩 과정 하나하나 설명해주면서 서버를 열도록 했다.
ppt 발표 대본도 간단하게 써줬다.
이 정도면 혼자서 다한 것 아닌가요?라고 할 수도 있는데 아니다.
함께 했기 때문에 A+을 받을 수 있었다.
GUI와 발표 자료 제작 수고를 좀 덜어서 그런지 버그 바운티에 더 신경 쓸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다.
팀 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을 무렵, 2021년 2학기 기말고사 일주일 전,
머리 식힐 거 뭐 없나- 하면서 돌아다니다 42 서울 온라인 테스트가 눈에 띄었다.
코딩도 아니고 게임으로 테스트한다 해서 아이디를 만들고 무작정 들어갔다.
기억력 테스트와 논리력 테스트가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억력 테스트는 금방 끝나지만 논리력 테스트는 2시간 정도 시간제한이 있었다.
기억력 테스트는 먼저 보여주는 패턴을 똑같이 따라 클릭하면 됐는데 뭔가 아쉽게 끝났다.
좀 더 갈 수 있었을 텐데.
논리력 테스트는 간단한 알고리즘 게임이었다. 12단계까지 밖에 못 갔다.
중간에 풀다가 나가도 시간 저장되는 줄 알고 잠깐 동네 슈퍼 갔다 왔는데 시간 저장이 안 됐다.
딱히 어렵진 않고 10단계 이상 정도면 온라인 테스트는 통과인 듯하다.
아무튼 온라인 테스트를 계기로 42 서울을 알게 됐는데
아직 전공 지식도 그렇게 탄탄하지 않고, 기초부터 다지고 싶어서 신청했다.
학점과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닌 나를 위한 공부를 하고 싶었다.
각종 대외 동아리와 인턴 서류 탈락에 큰 충격을 받기도 했고.
부끄러우니 앞으로 본좌 말고 필자라 지칭하겠다.
체크인 미팅
Q. 선착순인 체크인 미팅, 많이 빡센가요?
음,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체크인 미팅 때 네이비즘 접속자 수가 7000명을 넘은 것을 봤다.
물론 정확한 수치가 아니라 이보단 적겠지만.. 아무래도 요새 코딩에 뛰어드는 비전공자들도 많고
선착순으로 진행하는 교육이라 접근성도 쉽다 보니 지원자들이 많은 것 같다.
필자는 집에서 노트북 와이파이로 체크인 미팅에 성공했다.
탭 단 하나만 띄우고 새로고침만 했고, 집 인터넷 속도가 매우 느린데도 불구하고 된 것을 보면
수강신청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바로 선착순 안에 들 수 있는 정도라고 본다.
그도 그럴게 네이비즘 서버 시간으로 16시 42분에 바로 열리는 것이 아니라
약 2분 정도 오차가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혼동한 것 같다.
체크인 미팅 당일에는 게더 타운이라는 메타버스 화상회의 플랫폼으로 미팅을 진행한다.
코로나 언택트 시대라고 요새는 면접도 이런 방식으로 본다고 한다.
색다른 경험이라 재밌고 좋았다.
캐릭터는 평소에 쓰는 모자와 지금 머리 스타일로 설정했다.
입장을 하면 이런 식으로 줄을 서서 한 명씩 들여보내 준다.
본인 확인 절차를 해야 하기 때문에 카메라와 마이크를 켰다. 비대면이라 부담이 덜해서 좋았다.
본인 확인 절차가 끝나면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 들여보내 준다. 진짜 잘 만들었다.
도트 감성 너무 이쁘고 좋았다. 저기서 살아남으려면 열심히 헤엄쳐야겠다.
라 피신
Q. 라 피신 신청은 어땠나요?
라 피신! 피신(piscine)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사람도 있겠지만 필자는 초등학생 때부터 알고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시절, 담임 선생님께서 틈틈이 읽어주셨던 책이 너무 감명 깊어서
바로 인터파크에서 주문해서 읽었던 『파이 이야기』의 주인공의 이름이었다. 피신 몰리토 파텔.
전 세계에서 가장 물이 깨끗한 파리의 '피신 몰리토' 수영장. 피신 몰리토 파텔이라는 이름의 기원이다.
피신은 pissing(오줌)과 발음이 비슷해서 주인공이 이름으로 놀림받게 되는데
piscine과 pissing의 앞 공통된 두 글자 pi로 이름을 바꾼 계기이기도 하다.
뭐, 자세한 내용은 파이 이야기를 한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바이럴도 아니고 마케팅도 아니니.
서론이 길었지만 필자는 서론이 긴 것을 좋아한다. 어느새 박찬호의 기분을 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포스팅을 하다가 어느새 날짜가 바뀌었는데.. 어제의 라 피신 신청!
1차 접종만 받은 필자는 집 인터넷보다 기숙사 인터넷을 더욱더 불신하기 때문에 주말에 pcr 검사받고
어제 피시방에 가서 신청 한 시간 전부터 눌러앉아있었다.
할 게임은 없고 빠니 보틀 영상으로 세계 여행 좀 하다가 10분 전부터 준비했다.
이번 연도 체크인 미팅에 성공한 사람만 신청을 하는가 싶어 널널하겠거니 생각했는데
맙소사 접속자 수가 뭐 이렇게 많은지,
올해가 아니더라도 작년에 체크인 미팅 한 사람들도 지원을 한 건지
340명 뽑는데 1200명 정도 몰린 것 같았다. 물론 이것도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이번엔 탭을 3개 정도 열어놓고 새로고침을 했는데 맙소사...
..? 왜죠? 뜨자마자 대기자 화면이 떴다. 억장이 무너졌다.
"탭 하나로 할 걸 괜히 탭 여러 개 띄웠나?"
지금까지 수강신청, 선착순 이벤트, 티켓팅에는 엄청난 자신감이 있었던 필자였다.
대기자 등록버튼을 누르자마자 새로운 인생 분기점 계획(대학원)이 번듯 뇌리에 스쳤다.
아니 340명 중에 내가 341번째라구요..? 필자는 대기 1번에 안 좋은 기억이 있다.
고교 시절, 수시 원서를 넣고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추합 1번이었는데 아무도 안 빠졌다.
더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었는데 내가 부족한 탓이니 어쩔 수 없었다.
...
다행히 나중에 누군가 양보해주셔서 ,,, 라 피신 신청에 성공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혼또니 감사합니다.
라 피신은 가장 중요한 것이 다름 아닌 체력이라고 한다. 비실비실한 내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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